복통과 배변 습관의 변화가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것을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라 합니다. 이는 기능성 장 질환으로, 구조적 질병(대장암, 크론병 등)과 구분됩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증상과 원인, 관리 방법에 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증상
현재 생물학적 진단 표지자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증상을 통해 진단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하복부 통증으로, 배변 활동을 하고 나면 복통이 사라지는 경험을 반복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설사만을 떠올리지만, 증상이 변비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일주일에 3번 미만으로 화장실을 간다면 변비라고 보아야 합니다. 일부 환자들은 설사와 변비를 번갈아 경험하기도 합니다. 가스로 배가 부글거리는 복부 팽만감 역시 증상 중 하나입니다. 가스가 차면서 배에서 소리가 자주 나게 되는데, 방귀 소리와 비슷하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합니다.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환자의 사회생활과 정신적 스트레스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혹시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대장암이나 크론병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증상은 비슷하지만 관련은 없습니다. 하지만 혹시라도 과민성 대장 증후군으로 오해하여 다른 질병의 진단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만약 복통이 극심하여 밤에 잠을 깬다거나, 혈변 또는 체중 감소가 있거나, 50대 이후 첫 발병이라면 병원을 내방하여 대장 내시경을 먼저 받아보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관리 방법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기능성 질환으로서, 구체적인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완치라는 개념이 사실상 없습니다. 내원하면 복통에 진경제, 설사가 있다면 지사제와 항생제, 변비가 있다면 장운동 촉진제를 처방받게 될 것입니다. 약물을 복용하여 증상이 완화될 수 있으나 재발이 매우 쉽습니다. 치료나 극복 보다는, 관리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가장 간단하게는 배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따뜻한 물을 섭취하거나 배에 핫팩을 올려두어 직접적으로 온도를 올리는 것도 좋습니다. 최근에는 장내 미생물 불균형이 주요 원인이라는 연구들이 등장하면서 장 건강을 위한 프로바이오틱스 섭취의 중요성이 강조됩니다. 장내 미생물에는 유익균과 유해균이 있는데, 유해균의 수가 더 많아져서 균형이 깨지면 가스가 더 많이 생성되고 설사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유익균 중 하나로, 복용할 제품 선택 시에는 균주 종류, 균주 양(100억개 이상이 좋음), 균주가 장까지 살아서 도착하는지에 대한 임상실험 결과 등을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섭취 시점에 대해 이견이 많은데, 식전 식후에 상관없이 매일 2달 이상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명한 제품이라도 개인에게 잘 맞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섭취 후 복부불편감이 느껴진다면 복용을 중단해야 합니다. 프로바이오틱스 섭취 외에, 심리적 안정을 취하는 것도 관리의 일환이 될 수 있습니다. 장뇌축(Gut-Brain Axis) 연구에 따르면 장과 뇌는 직접적인 양방향 상호작용을 합니다. 2017년 Science Traslational Medicine에 게재된 한 실험에서 쥐에게 과민성 대장 증후군 환자의 배변물을 주입했더니, 건강한 사람의 배변물을 주입한 쥐보다 장 기능이 원활하지 않았으며 불안과 우울 증세도 나타났다고 합니다. 실제로 과민성 대장 증후군 증상에 우울증이 동반되는 사례가 많고, 명상 치료와 인지행동요법 등이 장 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들도 보고 되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장에 악영향이 생기게 되므로 질병 자체로부터의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겠습니다.
식이요법
짜고 달고 매운 음식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의 장은 많은 자극을 받게 됩니다. 왜 장이 과민해졌는가에 대해 고민해보자면 식단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사실입니다. 규칙적인 식사, 충분한 수분 섭취,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식단을 관리할 생각이 있다면, 본인에게 맞는 식이섬유를 찾아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식이섬유는 물을 흡수하고 팽창하여 장의 운동을 촉진하고 장내 유해 성분을 흡착하여 내보내는 역할을 하여 변비와 대장암을 예방합니다. 그러나 식이섬유가 풍부한 과일, 채소 중에서도 가스를 많이 발생시키는 식품은 설사와 복부 팽만감이 주요 증상인 환자들에게는 독이 됩니다. 그리하여 최근에 과민성 대장 증후군 환자들에게 저포드맵(Low-FODMAP) 식품 섭취를 권장하는 의사들이 많습니다. 포드맵이란, 탄수화물 중에서 비교적 작은 크기의 분자로 이루어진 당분을 통칭하는 용어로, 대장에서 가스를 발생시켜 복통과 복부팽만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사과, 배, 수박, 복숭아, 양배추도 고포드맵 식품으로, 위장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양배추조차 설사와 복부팽만감이 있을 때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식이 조절은 반드시 영양소의 균형이 먼저 고려되어야 하며, 자신에게 맞는 식단을 파악하고 과도한 스트레스를 유발하지 않는 선에서 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