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를 치료하는 병원은 정형외과, 신경외과, 재활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한의원 등 다양합니다. 어느 병원을 방문하느냐에 따라 의사가 권하는 치료가 상이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다양한 선택지를 두고 고민하는 환자들이 가능한 풍부한 지식을 갖춘 뒤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의사 결정을 하도록 돕고자 작성하였습니다.
혹시 아직 본인의 증상에 대해 확신이 없다면 아래 글을 먼저 읽고 오시기 바랍니다
수술 또는 시술
통증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튀어나온 디스크를 제거합니다. 수술이 꼭 필요한 경우는 전체 환자의 5% 정도입니다. 대소변 장애, 발목에 힘이 완전히 빠져 발목을 들어 올릴 수 없을 정도의 마비 증상, 또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극심한 통증이 있다면 늦기 전에 병원에서 상담을 받고 빠르게 수술을 결심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당장 탈출한 디스크를 제거해야 하는 케이스가 아니라면 많은 의사들이 수술을 마지막 수단으로 권하고 있습니다. 수핵에 접근하기 위해 주변의 일부 뼈와 인대를 제거해야하고, 절개 시 주변 근육에도 손상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수술 후 회복 기간이 3~6개월 정도 필요하고, 통계에 따르면 수술 환자의 약 23%가 재발하며 재수술률은 13.4%에 달한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1~2mm만 절개하고 초소형 내시경과 레이저를 통해 수핵을 제거하는 시술도 있습니다. 일반 수술에 비해 회복 기간이 훨씬 짧고 국소 마취로 수술이 가능해 부담이 덜하지만, 레이저로 열을 가하기 때문에 조직에 손상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비수술 치료
가장 대표적으로는 주사 치료가 있습니다. 뼈주사, 허리주사, 신경차단술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데, 염증이 생긴 부위에 주사로 스테로이드를 주입하여 염증반응을 가라앉히고 통증을 없애는 시술입니다. 주사 치료를 고민하고 있다면 주성분인 스테로이드에 대해 환자 스스로 정확히 알고 있을 필요가 있습니다. 스테로이드는 염증을 없애는 가장 강력한 약물로서 통증을 즉각적으로 줄여주는 역할을 할 뿐, 근본적으로 돌출된 디스크를 낫게 해주지는 못합니다. 염증 반응을 통해 진행되는 면역체계의 회복 반응 역시 중단되기 때문에 스테로이드를 1년에 3번 이상은 쓰지 않는 것이 보편적인 룰입니다. 통증이 강제로 억제되면서 허리에 좋지 않은 습관이 반복될 수 있는 것도 유의해야 할 점입니다.
염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침 치료나 약물치료도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비수술 치료법으로는 도수치료가 있습니다. 맨손으로 근골격계의 균형을 맞추는 도수치료는 통증으로 인해 뒤틀린 자세, 혹은 반대로 통증의 원인이 되는 불균형을 해소합니다. 환자 스스로 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없는 신체 상태라면 도수치료를 통한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흔히 처방되는 물리치료나 체외충격파 역시 도수치료와 마찬가지로 디스크를 감싸고 있는 근육을 주로 다루게 됩니다.
자연치유
이론적으로, 흘러나온 수핵은 면역시스템에 의해 흡수되고 찢어진 디스크 섬유륜은 종이에 베인 살이 시간이 흘러 다시 붙듯이 낫게 됩니다. 디스크가 완전히 회복되는 시간은 약 1년 반 정도입니다. 하지만 한번 다친 섬유륜은 아주 쉽게 다시 찢어지기 때문에 자연치유의 핵심은 디스크가 회복할 시간을 주는 것입니다. 만약 수년이 지나도 자연치유가 되지 않는다면 평소 생활 습관과 자세가 디스크를 지속해서 찢고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척추의 신'으로 유명한 서울대학교 정선근 박사는 그의 저서 '백년허리'에서 방사통을 진화의 축복이라고 했습니다. 24시간 최대로 요추전만을 유지하며 통증이 느껴질 때는 내 몸이 자세를 바꿔야 한다고 알려주는 신호로 이해해야 한다고 합니다. 요추전만은 가슴을 당당하게 펴서 신체 후면의 어깨~골반까지 C 커브를 만드는 것입니다. 따라서 요추전만을 무너뜨리는 허리를 앞으로 굽히는 자세와 운동은 절대 해서는 안 됩니다. 정선근 박사에 따르면 요추전만을 잘 유지하면 3~6개월 이후 통증이 완화되고 호전을 보이기 시작한다고 하니 인내심을 갖고 노력해야 합니다.
아래 바로가기를 클릭하시면 질병관리청의 허리디스크 설명과 요추전만 자세 사진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운동을 하고 싶다면 요추전만을 유지한 채로 걷기 운동을 하고 운동 직후 허리에 베개를 받치고 쉬는 것을 추천합니다. 통증이 많이 사라졌을 때는 역시 요추전만에 유의하며 엉덩이 근육을 키우기 위한 실내 사이클 운동, 활배근을 키우기 위한 아래로 당기기 맨몸 운동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정선근 박사님이 운영하는 유투브 채널 '정선근 TV'에서 영상을 보고 따라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엉덩이 근육, 활배근 모두 허리를 보호하는 근육인데, 만약 요추전만 유지가 힘들고 조금이라도 허리 통증이 느껴진다면 바로 운동을 중단해야 합니다.
자연치유의 과정에서 방사통이 줄어들고 허리통증이 오히려 심해질 수 있습니다. 이는 신경 염증이 없어지고 디스크가 다시 붙는 과정이며, 허리의 뻣뻣함이 심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때 뻣뻣함은 2~3개월이면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되는데, 증상이 악화됐다고 오해하여 근육을 풀기 위해 억지로 허리를 구부리거나 무리하게 움직이게 되면 다시 디스크가 찢어지게 되니 주의해야 합니다.
걷기 운동에도 올바른 자세와 방법이 있습니다. 아래 바로가기를 클릭하시면 올바른 걷기 운동의 방법과 효능에 대해 알아보실 수 있습니다.